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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소개] 초코렛처럼 녹고 머시멜로처럼 부드러운 그맛 - 이탈리아식 송아지간 요리

[요리 소개] 초코렛처럼 녹고 머시멜로처럼 부드러운 그맛 - 이탈리아식 송아지간 요리 요리 맛집 정보 2008.11.02 16:32

[요리 소개] 초코렛처럼 녹고 머시멜로처럼 부드러운 그맛 - 이탈리아식 송아지간 요리









어렸을 적 푸줏간에서 소간을 썰어 소금에 찍어먹는 동네 어른들을 괴물 보듯 한 적이 있다. 잔인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론 무슨 맛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어른이 된 후 엽기적이랄 음식을 맛볼 기회가 꽤 있었다. 튀겨놓은 농어가 제 살이 다 뜯어 먹히는 동안 눈을 껌벅이고 있다든가(통으로 회 떴을 때 살아 뻐끔대는 생선 대가리보다 더 잔인한 느낌을 준다), 바퀴벌레 따위를 튀긴 것(튀겨서 껍질까지 먹는 소프트 크랩(soft crab) 맛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산 새우를 날로 뜯어먹는 오도리(보리새우회)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잔인하기로 치자면 새끼돼지를 날로 먹는 한국의 애저 육회만한 것이 있을까? 개고기나 번데기, 초가집 지붕에서 나온다는 어른 손가락 굵기의 애벌레, 살아있는 놈을 통째로 상추에 쌈 싸먹는 빙어, 산낙지 등 다른 문화권의 눈으로 보면 이해 못 할 음식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음식에 있어 '엽기적'인 것이란, 자라온 문화적 관습에 비추어 음식으로 용납하기 어렵다든가, 상대적으로 흔히 먹지 않는 음식을 취하는 정도가 아닐까.

동물의 간 요리는 재료로만 따지자면 엽기 축에 들어야 할 음식이지만 꽤 많은 나라에 있으며, 대부분 보양식이나 고급요리 대접을 받는다. 물론 간 요리의 최상품은 역시 거위 간으로 만든 푸아그라(foie gras). 그러나 거위건 닭이건 소건 돼지건, 간의 텁텁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곱게 씹히는 입자와 질감이 대개 비슷하다.

송아지간 요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코모(Como)로 가던 중 국도변 오래된 식당에서 맛보았다. 불행히도 음식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나중에 밀라노로 돌아와 요리사들에게 물으니 "베네치아식 페가토(fegato·간)"라기도 했고, "지방마다 흔히 해먹는, 특별한 이름 없는 소간 요리"라고도 했다.

이 송아지간 요리는 요리사가 카트를 식탁으로 가져와 눈 앞에서 만들었다. 중불에 프라이팬을 얹고 잘게 썬 양파를 올리브오일에 볶은 후, 불을 세게 올리고 양파의 향이 배어난 올리브오일에 껍질을 제거한 송아지간을 손가락 만하게 썰어 단번에 살짝 구워낸다. 소금과 후추, 약간의 다진 파슬리로 간하고 프라이팬에 남아있는 뜨거운 올리브오일을 소스로 얹으니 순식간에 근사한 간 요리가 만들어졌다.

투명한 갈색으로 볶은 양파 위에 오래된 벽돌빛 송아지간을 얹고, 촉촉한 초록색 파슬리 가루를 뿌리고 불에 볶은 올리브오일 소스는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반짝인다. 근사한 음식은 따로 가니쉬(garnish·고명 장식)를 할 필요가 없다. 맛있는 음식은 따로 멋 내지 않아도 만들고 그릇에 담는 과정에서 충분히 아름답고 먹음직스럽다. 사족(蛇足)이 필요 없는 것이다.

송아지간을 포크로 잘라 입에 넣고 가만히 혀끝으로 입천장에 비빈다. 기름에 볶아진 얇은 막이 터지며 초콜릿 같이 녹아 내린다. 성장한 소의 간 보다는 훨씬 텁텁한 맛이 덜하다. 마시멜로(marshmallow) 같은 부드러움과 간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입 속에 퍼진다. 송아지간은 방금 잡은 송아지에서 꺼낸 것처럼 싱싱하고, 질 좋은 버진(virgin) 올리브오일은 그냥 빵에 적셔먹어도 맛있는 기름이며, 아삭한 양파는 향이 진동한다. 최고의 재료는 그 자체로 이미 90%는 만들어진 요리가 아닐까?

파리와 밀라노를 동시에 들르는 출장이 여러 번 있었다. 프랑스 요리가 셰프의 능력 중심이라면, 이탈리아 요리는 음식의 재료 자체를 중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파리의 음식이 오감을 모두 만족시킨다면, 밀라노의 음식은 무언가 한 두 가지 모자란 듯하지만 그래서 음식이 태어난 근본과 재료에 보다 충실한 맛이었다. 군더더기 설명이 많으면 전하려는 메시지는 약해지기 마련이다. 이탈리아 요리에서는 무언가 근본에 가까운 것이 느껴진다.

본래의 맛이 가려지는 게 아쉬워 셰프가 권하는 키안티(Chianti·이탈리아 키안티 지역 와인)를 마다하고 얼음 넣은 보드카를 소주처럼 마시며 이탈리아 시골의 한여름을 눈에 넣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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