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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마을 속 동굴 이야기 (생떼밀리옹)

와인 마을 속 동굴 이야기 (생떼밀리옹) 와인정보 2008.10.15 17:36

와인 마을 속 동굴 이야기 (생떼밀리옹)







프랑스 대표적 와인 산지로 알려진 보르도의 북동쪽에 생떼밀리옹이라는 작은 와인 마을이 있다. 인구도 많지 않고 오랜 세월동안 가족 단위의 소규모 와인농장이 수백 개 형성 되면서 마을 주변은 온통 포도밭으로 바뀌었다. 이 곳은 토양의 조건에 따라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뉘는데 12개의 최고급 와인 성과 62개의 고급 와인 성이 산재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마을 중심부를 이루고 있는 석회암 지역이다.



이곳은 토양속에 석회질과 점토질이 많고 언덕을 이루고 있어 대부분의 최고급 프르미에 그랑 크뤼 와인들이 생산된다. 그 중 주변 언뎍을 메우고 있는 가장 유명한 샤또들로는 생떼밀리옹의 자존심인 오존과 클로 푸르테, 라 가켈리에 등이 있다. 또 다른 그룹 중심에서 4Km 정도 떨어져 있는 자갈과 모래가 많이 있는 토양이다. 대표적으로 샤또 오존과 같은 수준의 슈발 블랑이 있고 그 주변으로 오랜 전통의 샤또 피제악이 위치한다. 생떼밀리옹에서는 풍성한 맛을 갖고 있는 까베르네 소비뇽이 가장 일반적이고 와인의 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메를로도 지역에 따라 많이 재배된다. 그러나 보다 많이 재배되고 있는 것은 와인의 완성도를 많이 높여 주고 있는 까베르네 프랑이다. 이렇게 세 포도 품종이 주로 사용되며 간간이 극소량이지만 말벡이 재배되고 있다. 이들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메독과 마찬가지로 오래 숙성시킬 수 있으며 과일 향기가 풍부하고 산도와 알코올 농도가 좋다. 또한 와인의 지속성을 지켜줄 탄닌이 깊고 여러 형태의 아로마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같은 풍성함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며 젊은 상태로 마셔도 큰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 것이 이 지역 와인이다. 이 같은 특징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물론 토양과 포도 품종에서 오는 것이 대부분이겠지만 이 곳에는 또 하나의 독특함이 있다. 그것은 메독 지방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석회암 동굴때문이며, 주로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샴페인을 저장하고 숙성하는데 사용하는 곳으로 사시사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와인 숙성에는 최고의 장소다. 이 석회암 동굴이 생떼밀리옹 마을에는 많이 남아 있으며 이는 로만 시대부터 돌을 채취했던 장소였다고 한다. 지금은 돌이 빠져나간 공간에 저장고를 만들어 깊고도 그윽한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내가 이아름다운 동굴 속 와인 저장고를 처음 방문하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몇 해전 생쎄밀리옹에 자리잡고 있는 샤또 도미니끄를 방문하면서 디렉터를 알게 되었는데 우연히 샤또 프랑크 만의 책임자로 있는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는 능력 있는 사람은 가만히 놔 두지를 않는다고 능청을 떨며 샤또 구석구석을 보여 주었는데 마지막으로 데려간 장소가 바로 이 동굴이었다.



샤또는 갈로 로만 시대부터 존재했던 길가 언덕 중턱에 있었고 동굴 입구는 샤또보다 위쪽에 자리하는 오래된 작은 성당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내게 입구만 알려준 채 그곳에서 내가 찾는 이미지를 찾아보라는 말을 남기고 동굴 깊숙이 사라졌다. 약간은 황당했지만 그는 내가 사진 찍는 모습을 여러 번 봤기 때문에 나름대로 이 동굴에 어떤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처음부터 놀라고 있었다. 입구에서 약간 들어간 곳에 위쪽이 열려진 두평 남짓한 공간이 있었다. 그 곳으로 빛이 들어왔고 그 빛이 떨어지는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자라고 있었다. 이 모습은 조금 떨어져 바라보면 아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던 탐험가가 드디어 출구를 찾아 감격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동굴의 공간은 넓어졌고 구석구석에 마련해 놓은 붉은 나트륨 불빛은 정적과 더불어 심오함을 느끼게 했다. 그 공간에서 들리는 것은 내 발자국 소리와 카메라 셔터 돌아가는 소리, 그리고 이들이 모두 안 들릴 때는 내 숨소리가 느껴졌다. 얼마를 들어 왔을까? 저 멀리 오크통 몇 개가 보이기 시작하고 코 끝으로 향긋한 냄새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나는 무슨 보물이라도찾은 듯 급히 달려가 보았는데 그 곳에는 수백 개의 오크 통들이 천연의 석회암 벽 주위로 늘어져 있었다.

이 동굴 역시 옛날에 돌을 채취하던 곳으로 오랜 세월동안 방치해 두었는데 1996년 조요지 푸크루와 재단에서 구입해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고 한다. 동굴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유명 건축가에 의뢰해 내부를 환상적으로 디자인 하고 그 곳에 와인 저장고를 만들어 놓았다. 이 동굴의 오크통에서는 프랑크 만의 와인들이 18개월  동안 숙성된다고 한다. 오크통들은 동굴 속 통로를 따로 각도를 달리하며 놓여 있는데 방문하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 곡선과 직선, 그리고 작은 공간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방문은 반대편 입구에서 끝나며 그 곳에는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프랑크 만의와인은 적어도 5년 이상이 지나야 그 맛을 내는 것 같았다. 메를로를 90%이상 섞는데도 부드러움 보다는 강한 성격의 와인이며 향과 맛이 풍부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300미터 이상 지하 동굴 속을 헤매며 경이로운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마지막 순간에 맛보는 와인 한잔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매력이었다.
차가운 겨울, 술 익은 향기가 가득한 고도의 마을로 여랭을 떠나보자. 그리고 그곳에서 오크통들이 잠자는 와인 동굴을 상상래 보자. 당신이 조용하면서도 은밀하게 익어가는 와인의 숨소리를 들으며 한잔하는 와인, 혹시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 중이라면 아주 오랫동안 그 속에 머물고 싶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동굴 속 향긋한 와인을 마시며...





[글 |  김혁  와인칼럼리스트]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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