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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코만 있으면 당신도 소물리에~

전자코만 있으면 당신도 소물리에~ 와인정보 2008. 4. 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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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예민한 후각을 훈련받은 조향사들은 자연 향 2백~3백 종, 인공 향 5백 여종을 분별해 낸다. 소물리에 역시 맛과 향기만으로 와인에 쓰인 포도 품종과 재배지를 정확히 알아맞힐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훈련된 조향사나 소물리에라고 하더라도 동물들의 후각을 따라 가지는 못한다. 바닷속의 난폭자 상어는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에 피 한 숟가락이 섞여도 이를 알아챌 수 있고, 개들은 바람 없고 습한 날씨라면 이틀이 지난 냄새의 흔적을 맡을 수 있다. 공항 수색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견공들은 아주 작은 분량의 마약도 냄새로 식별해 내고, 경찰견들은 범인현장에 남은 범죄자들의 자취를 추적하기도 한다. 건물이 붕괴된 현장이나 조난사고를 당한 사람을 찾아내는데도 견공들의 후각은 혁혁한 공을 세운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견공들을 활용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관심을 끄는 것이 ‘전자코’와 ‘전자혀’다. 기체 상태의 성분을 분석하면 ‘전자코’ 액체 상태 물질을 파악하면 ‘전자혀’라고 부르지만, 두 가지 모두 사람이 냄새를 인식하는 원리를 활용한 기술이다.

전자코는 크게 사람 코의 후각 세포에 해당하는 초정밀 센서와 사람 뇌의 후각 피질에 해당하는 컴퓨터로 구성돼 있다. 냄새가 난다는 것은 냄새를 일으키는 휘발성 분자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분자와 반응하는 물질을 센서로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전류가 흐르는 센서에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 분자가 닿을 때 전기저항이 변화하는 성질을 이용한다. 간혹 냄새 분자와 결합하면 색이 변하는 물질을 센서로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사추세츠대 빈센트 로텔로 박사팀이 만든 전자코는 6가지 나노 금(金) 입자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금 입자는 형광물질과 결합해 있는데, 여기에 단백질이 달라붙으면 원래 있던 형광물질이 떨어져 나가면서 빛을 낸다. 단백질마다 금 입자와 결합하는 정도가 달라 각각의 센서에서 빛의 세기가 다르게 나타난다. 컴퓨터는 이러한 빛의 분포를 분석해 단백질의 종류를 파악해 낸다.

지금까지 개발된 전자코나 전자혀 들은 통상 6~24개로 구성된 센서를 이용해 서로 다른 냄새들을 찾아낸다. 예컨대 센서가 6개 달려 있는 전자코는 냄새를 탐지해 6개 그룹으로 분류하며 24개 센서를 가진 전자코는 24개의 냄새 군(群)으로 나누어 보여주는 식이다. 예컨대 센서들은 각각 탄화수소, 알코올, 암모니아 등에 다른 화학성분에 반응한다. pH 센서는 수소이온(H+) 농도에 따라 전위가 달라지는 전극으로 산성도를 측정한다. 이런 센서가 맡은 냄새를 종합하면 식품별로 일정한 형태의 그래프가 나타나는데, 이 그래프는 특정 식품의 냄새 지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어떤 냄새인지 정확하게 알아내려면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처한 환경이나 상태에 따라 고유한 냄새를 갖고 있다. 성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조된 지 하루 지난 두부를 5℃와 15℃에서 보관하고서 전자코로 냄새를 분석해 그 결과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냄새는 두부에서 발생하는 탄화수소, 알코올, 암모니아 등의 함량에 따라 다르다. 이를 측정하고자 각각의 포함 정도에 따라 전기저항이 변하는 센서가 사용된다. 6개 센서에서 얻어지는 저항비율 값은 고유한 형태를 보이게 된다.

같은 방법으로 이틀 지난 두부의 데이터도 컴퓨터에 기억시킨다. 계속해서 제조 뒤 경과 일수와 보관 온도 등 두부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을 포함시켜 실험해 얻은 자료들을 컴퓨터에 저장한다. 이렇게 데이터가 쌓이면 어떤 두부든지 전자코에 갖다 대는 순간 섭씨 몇 도의 온도에서 어느 정도 보관됐는지 금방 알 수 있게 된다.

물론 센서를 개선하고 데이터베이스를 확장하면 할수록 판별능력은 더 커진다. 최근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주립대의 안드레이 레긴(Legin) 교수가 브랜디의 숙성 연도를 알아낼 수 있는 전자혀를 개발한 것도 이 덕택이다. 레긴 교수의 숙성 정도에 따라 떫은맛을 내는 타닌(tannin)의 양이 다르다는 것에 주목, 전자혀를 만들었다. 일본에서 등장한 53종의 와인을 식별해 내는 전자코 역시, 와인에 함유된 성분의 차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덕택이다.

사실 전자코의 응용범위는 상당히 넓다. 농산물이 외국산인지, 국내산인지도 금방 밝혀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배지까지 추정할 수 있다. 자라는 곳의 토양과 기후, 온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3~4년 전부터 국산 인삼과 중국산 인삼을 가려내는데 전자코를 이용하고 있다. 국산과 중국산 인삼은 향이 조금 다른데 이 차이를 센서가 찾아내 그래프로 표시해 주면, 이를 근거로 국산 여부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코를 단 로봇을 만들 경우 인간에게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핵 발전소, 가스 저장시설 그리고 폭발사고 현장 등 위험해서 인간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 로봇을 투입하면 그곳 상황을 즉각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자코 기술은 의료분야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로마 대학 나탈레 박사팀이 사람이 내쉬는 숨 냄새로 폐암 여부를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이른바 '전자코'를 발표하기도 했다. 폐암 환자들이 내쉬는 숨에는 알칸과 벤젠 계열의 화학 물질이 들어 있는데 전자코가 이 같은 화학물질을 탐지해 내는 것이다. 센서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전화기에 전자코를 부착해 통화하는 사람의 몸 상태가 어떤지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될 것이다.

물론 아직 전자코의 분별력은 제한돼 있다. 용도에 따라 다른 센서를 사용해야 하고, 구축된 냄새 데이터베이스가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 인간이나 동물의 후각 세포나 뇌를 따라오지 못하는 탓이다. 그럼에도, 전자코는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사람처럼 냄새에 적응해 연속적으로 다른 냄새를 맡지 못하는 일도 없고, 인간이 하지 못하는 지루하고 힘든 일을 불평 없이 해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체에 해로운 냄새도 기꺼이 맡을 수 있다. 때문에 미세한 크기로 센서를 만드는 나노기술과, 각각의 센서의 미세한 반응의 차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IT 기술이 결합할수록 전자코의 쓰임새는 더 넓어질 것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과학향기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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