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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함과 따뜻함, 겸손 배운다 - 지리산

장엄함과 따뜻함, 겸손 배운다 - 지리산 국내외 여행정보 2008.10.05 14:02

장엄함과 따뜻함, 겸손 배운다 - 지리산




 
 
지리산은 그 어떤 산보다 장엄한 넓이와 깊이를 지녔다. 그래서 단순한 산이라기보다 산국(山國)으로 불려 마땅한 곳.

그 바다 같은 장엄함에 눌렸던 것일까? 묘향산 출신의 서산대사는 자신이 쓴 ‘명산록’에서 지리산을 두고 ‘장엄하되 빼어나지는 않다’고 논했다. 그러나 이 품평은 ‘지리산만큼은 너무도 장엄한 까닭에 수려함조차 그 빛을 잃고 만다’고 해석되어야 마땅하다.

삼남지방의 3개도(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1개시(남원), 4개군(산청군, 하동군, 구례군, 함양군)에 걸쳐 가없는 산자락을 펼치고 있는 지리산은 수려함과 유현(幽玄)함마저 잠식하고 마는 넓이와 깊이를 지니고 있는 까닭이다. 둘레 800리의 지리산 앞에서는 그 거대한 산국을 마주하는 겸손부터 익혀야 한다. 빨치산의 붉은 사상까지 품어주던 지리산의 깊이는 애초부터 어머니의 품과 다름없이 한이 없었다. 가야의 임금이 음악하는 명인을 찾아 정치를 물으려 하자 그가 숨은 곳이 지리산이었으며,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이 초월의 세계를 찾아 사라진 곳도 지리산 기슭이었기에 고운동이란 지명을 남겨 놓았다. 중국에서 선종이 처음 전래되었을 때도 지리산은 그 본거지였으며, 동학을 일으킨 최제우가 경주에서 박해를 받자 남원의 지리산 자락으로 옮겨와 혁명 주체를 키웠다. 그 뿐인가. 구한말 김일부와 강증산의 사상적 뿌리는 지리산에 깊이 박혀 있었다.

산자락 명승지마다 터 잡은 하동의 쌍계사와 칠불사, 중산리의 법계사, 마천의 벽송사, 남원의 실상사, 유평리의 대원사 그리고 구례의 화엄사와 천은사 등 고찰은 지리산 자체가 하나의 대가람이 되게 했다. 하루, 이틀 혹은 사나흘의 산행으로 지리산에 들었다 속세로 돌아온다 해도 지리산은 그대의 심상을 입산 이전과는 다른 산세계에 붙들어 둔다. 지리산을 왜 찾아가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을까. ‘산이 거기에 있기에’라고 답했던 영국 탐험가 말로리의 선문답은 지리산에 적용되지 않는다. 지리산에서 만큼은 그대가 아무리 뛰어난 등산가라 해도 등산이 아닌 ‘입산(入山)’의 참된 체험이 이뤄져야 한다.

산악인들은 말한다. ‘설악은 끌리고(引), 오대산은 편하고(安), 지리산은 모르겠다(不知)’라고.


[ 등산로 ]


#화엄사~노고단~반야봉~벽소령~세석고원~장터목~천왕봉~치밭목~유평리~대원사 매표소.

우리나라에서 단일 산이 가진 능선 중에 최고(最高), 최장(最長)을 자랑하는 하늘금을 가진 곳이 지리산 주능선이다. 지리산만이 지닌 매력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이 길은 들머리와 날머리를 어디로 정하는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성삼재에서 시작해 천왕봉까지 갔다가 다시 하동바위길로 내려서면 가장 짧은 주능선 종주고, 화엄사에서 출발해 코재를 거쳐 노고단에 올랐다가 천왕봉, 치밭목대피소를 지나 유평리로 하산한다면 가장 긴 주능선 종주가 된다.

1500m가 넘는 연봉들로 이루어진 긴 능선길이지만 적당한 간격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샘이 있어 물사정이 좋다.

1박2일에 종주를 끝내려면 이른 시각 노고단을 출발해 세석대피소까지 가야한다. 다음날 장터목 지나 천왕봉을 오른 후에 중산리나 백무동으로 하산하면 된다. 하지만 지리산을 제대로 감상하며 종주하려면 2박3일 일정이 좋다. 첫날 벽소령에서 자고, 다음날 장터목대피소까지 가면 된다. 마지막 날 새벽에 천왕봉을 올라 일출을 감상한 후에 치밭목이나 중산리, 백무동 중 한 곳으로 하산하면 된다.


#용산리~바래봉삼거리~팔랑치~부운치~세동치~세걸산~고리봉~정령치~만복대~묘봉치~성삼재(10시간).

지리산 능선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서북능선과 주능선, 동부능선이 그것이다. 서북능선은 덕두산에서 성삼재까지(22㎞)며, 주능선은 성삼재에서 40분이면 닿는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23㎞)다. 그리고 지금은 통제구간인 동부능선은 천왕봉에서 웅석봉까지(26㎞)를 말한다.

서북능선은 덕두산(1115m), 바래봉, 무명봉(1122.8m), 세걸산(1220m), 고리봉(1304.5m), 만복대(1433.4m), 작은고리봉(1248m) 등 1000m가 넘는 봉우리만도 일곱 개나 되는 거대한 산맥이다. 지리산 내에서 지리산 주능선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거니와 비교적 찾는 이가 적어 조용히 걷는 즐거움이 크다. 바래봉, 세동치, 정령치, 성삼재 등에 샘이 있어 식수를 구하기도 좋다.

서북능선 종주는 빨리 걸으면 하루에 끝낼 수 있지만 산수도 즐기며 여유를 가지고 갈 경우, 보통 정령치나 만복대 지난 헬기장 쯤에서 하루 비박하는 게 좋다. 식수문제를 생각하면 정령치가 좋고, 밤별을 감상하거나 아침 일출과 운해를 보려면 만복대 지난 헬기장이 좋다. 이 경우 충분한 물을 준비해야 한다.

기타 대표적 등산로 5선

지리산은 통제로 묶인 곳까지 합하면 평생을 가도 다 가보지 못할 만큼 거미줄 같은 많은 코스의 등산로가 있다. 일정이 짧은 등산객들이 천왕봉을 오르기 위해 찾는 길은 백무동에서 하동바위 코스를 오르거나, 중산리에서 법계사 코스, 유암폭포 코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조금 여유를 가진다면 대원사에서 치밭목대피소를 지나 천왕봉을 오를 수도 있다. 피아골에서 반야봉을 올랐다가 뱀사골로 내려서거나, 피아골에서 돼지평전 지나 성삼재~만복대~정령치를 잇는 길은 가을 단풍철 많은 이들이 즐기는 구간이다.

조망을 즐기고 싶다면 남부능선 코스를 권한다. 이 길은 서로부터 왕시리봉, 황장산, 황금능선, 왕등재를 지나 흐르는 동부능선, 하봉능선에 지리산 주능선까지 모두 조망하며 오르는 멋진 길이다. 청학동이나 쌍계사에서 오르며, 세석대피소에서 1박한 다음 한신계곡이나 거림골로 내려서도 되고, 벽소령, 장터목쪽으로 산행을 이어갈 수도 있다.

한신계곡은 여름 계곡산행지로 좋은 구간이다. 첫번째 나타나는 무명폭포를 시작으로 위쪽에서는 그 모습을 가늠치도 못할 깊은 소를 가진 한신폭포, 일곱 개의 멋진 탕을 이루며 옥빛으로 굽이치며 쏟아지는 오층폭포, 그 깊이를 헤아릴 길 없는 가내소폭포, 첫나들이폭포를 비롯해 계곡 굽이마다 이름을 갖지 않은 아름다운 폭포들로 즐비하다.

지리산의 또 다른 얼굴인 반야봉(1732m)이 만들어 낸 깊고 긴 골짜기가 여러 소들로 유명한 뱀사골이다. 탁용소, 뱀소, 병소, 병풍소, 간장소, 제승대 등 절경이 끝없이 이어지는 뱀사골 계곡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주능선인 화개재까지 이어진다.

천왕봉을 가장 빠르게 오를 수 있는 법계사 코스도 있다. 매우 가파르긴 하지만 아름다운 로터리대피소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어진 절집 법계사를 둘러볼 수 있다.

하산은 동북쪽의 중봉 지나 치밭목대피소를 거쳐 윗새재나 유평리로 가거나, 약 40분 능선을 이어 장터목대피소로 내려서면 된다.

 

#피아골~뱀사골 코스 19.2㎞

직전마을~피아골대피소~피아골삼거리~노루목~반야봉~삼도봉~뱀사골대피소~와운교~반선(10시간).

 

#남부능선 코스(쌍계사~세석대피소) 16.5㎞

쌍계사~불일폭포~상불재~외삼신봉~삼신봉~한벗샘~석문~대성골갈림길~음양수~세석대피소(9시간).

 

#한신계곡 코스(거림골~백무동) 12.5㎞

거림~북해도교~세석대피소~한신폭포~5층폭포~가내소폭포~백무동(8시간).

 

#뱀사골 코스(반선~노고단) 15.5㎞

반선~와운교~제승대~뱀사골대피소~화개재~삼도봉~노루목~임걸령~돼지평전~노고단(7시간 30분).

 

#법계사 코스(중산리~법계사~천왕봉~장터목~중산리) 12.7㎞

중산리~칼바위~법계사~천왕봉~장터목대피소~유암폭포~붉은광장~중산리(8시간).

[ 산행정보 ]

◈잘 데와 먹을 데

백무동은 초가집(055-963-9039), 느티나무집(962-5345)이 유명하다. 화엄사 들머리엔 오리전문 음식점인 남악가든(061-782-2715)이 있다. 구례구역 앞에 전주식당(792-3782)의 재첩국이 맛있다.

피아골 입구 직전마을의 피아골 식당 민박(782-8034), 지리산 식당(782-7445), 산아래 첫 집(782-7460)과 뱀사골 입구 반선엔 지리산 산채식당(063-625-9670), 전주식당(626-3362), 달궁식당(626-3473), 일출식당(626-5071)이 입소문 나 있다.

남원시외버스터미널 옆 엄마손식당(063-633-2663)은 하루 전에 전화하면 새벽에도 식사를 할 수 있고, 도시락 주문도 가능.

쌍계사 입구에 청운산장·청운식당(055-883-1666), 단야식당(883-1667), 화개장터 옆의 옛날팥죽(884-5484)도 권할만한 맛집이다.

주능선에는 여덟 개의 대피소가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영의 노고단, 벽소령, 세석, 장터목, 로터리대피소는 1인당 이용료가 7000원씩, 모포 대여료가 1장당 1000원. 뱀사골, 연하천, 피아골, 치밭목대피소는 1인당 이용료 5000원, 모포 1장 1000원, 침낭은 2000원에 대여할 수 있다. 성수기엔 미리 예약해 두어야 하는데, 사용일 15일 전부터 국립공원 홈페이지(www.npa.or.kr)를 통해 1인당 최대 3인까지 예약할 수 있다.

◈교통

열차로는 용산역에서 1일 8회(06:50, 08:50, 10:50, 12:50, 14:50, 16:50, 21:50, 22:50) 출발하는 무궁화호로 남원역이나 구례구역까지 간다. 남원까지는 4시간10분, 구례구까지는 4시간40분 걸리며, 평일 기준 남원 1만6800원, 구례 1만8800원. 역 앞에서 대기 중인 택시를 타고 들머리까지 갈 수 있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남원시외버스터미널(063-633-1001)이나 구례터미널(061-782-3941)로 문의.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02-446-8000)에서 백무동까지 1일 6회(08:20~19:00) 직통버스가 다닌다. 5시간 걸리며 1만8800원. 중산리는 진주시외버스터미널(055-741-6039)에서 1일 16회(06:20~21:10) 출발한다. 1시간10분 걸리며 3800원.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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