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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의 첫 해외나들이 - 태국 푸켓

온가족의 첫 해외나들이 - 태국 푸켓 국내외 여행정보 2008. 9. 9. 12:11

온가족의 첫 해외나들이 - 태국 푸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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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국경을 넘나드는 일정.
그래서 3박5일이라고. 이해하는 데 한참 걸린 계산였다.
무지 피곤한 일정이라고 한다.
그래도 명성이 자자한 휴양지 푸켓을 간다는 기분 좋은 들뜸.
일상을 떠난다는 자유로움.
1박2일보다 훨씬 훌쩍 지났을 이곳의 시간을 잠시 멈춰놓고 엄마 잘 모시고 갔다 와야지.

출발.
열다섯 명 일행의 좌석이 띄엄띄엄 흩어진 채 6시간을 뒤척이며 보내고 도착한 푸켓.
태국 공항 직원들은 입국절차 수속을 하는 중에 자기들끼리 잡담도 하고
빨리 일처리를 하려는 맘이 전혀 없는 듯 했다.
가방을 찾는 곳도 레일이 없어서 이리저리 다니며 13개의 가방을 모두 찾느라 공항을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깡마르고 새까만 가이드와 미팅.
숙소는 썬셋 리조트. 앞 동에 3개의 방과 뒷동에 2개.
앞 동은 지난 쓰나미 때 흔적도 없이 쓸려나가 새로 지었다고.
다음 날의 일정을 위해 잠시라도 눈을 붙여보았다.

태국에서 처음 맞은 식사는 호텔 조식.
지나고 보니 제일 무난하고 편했던 식사였다.
볶음밥(태국 쌀이라 길쭉하고 힘이 없어 불면 날아간다)과 간단한 빵 종류,
베이컨과 쏘시지, 계란 등.

첫 여정은 팡아만.
장동건이 출연한 영화 에 나왔었다는데 대부분이 강이라고 여길 만큼 물결이 잔잔하고, 수심도 낮다고.
강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더 큰 이유는 펼쳐진 광경이 ‘맹글로브’라는 나무로 둘러싸인 수로라는 것.
바닷물 속에서 나무가 자라다니..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보게 된 아름답고 신비한 풍경이 이번 여행에 의미를 한껏 더해주었다.

무슬림 해상마을에서 선상 해상 요리로 점심 식사.
해물을 좋아하는 우리들은 태국에선 회를 먹지 않는다는 말에 실망했지만
늘 그렇듯 열심히 , 신나게 먹었다.

카누를 타고 기암괴석들을 둘러보았다.
카누에 누워야만 통과할 수 있는 틈으로 들어가면 탄성이 나오는 또 다른 절경.
잔잔한 바다이기에 기능한 일이다.
노를 젓는 현지인들의 단발마적인 한국어가 웃음을 자아냈다.
날씨가 흐릿하더니 건기인데도 불구하고 비를 만났다.
흔한 일은 아니라고.
비가 걷어지는 듯해서 007영화주인공 제임스본드가 두 장면 촬영했다는 이유로
‘제임스본드 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곳으로 이동.
단체 사진도 찍고 20년 전, 신혼여행가서 연출했던 포즈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오랜만에 또 찍어봤다.

다음 행선지는 원숭이 사원.
아이들이 땅콩 쥔 손을 내밀면 따박따박 주워 먹는 원숭이들을 보며 아이들이 좋아했다.
전쟁으로 왕가의 보물을 옮겨놓고 위장을 하기위해 원숭이를 풀어놨었는데
그 후로 원숭이들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좁은 곳에서도 원숭이 사회의 모습은 다 갖추어져 서열 높은 놈이 나타나면 아무도 먹이를 먹지 않더라는.

시장에서 열대과일을 한아름 사고 태국 최대 규모라는 타이난 뷔페에서 저녁을 먹었다.
푸켓이 섬이기도 하지만 태국이 우리나라의 5배 넓이에 인구는 7천만이어서
모든 것이 널찍하다.
타이난 뷔페 역시 굉장히 넓었지만 음식수준은 동네에 1인당 15000원 정도의 뷔페 수준.
굴하지 않고 푸짐하게 먹은 우리 가족들.
세계 요리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똠얌꼼'이라는 요리를 가져왔는데
이름만큼이나 맛이 오묘했다. 시고, 달고, 쓴맛이 다 나는.

숙소로 돌아와 큰 방에 모두 모여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태국의 두 번째 밤을 접었다.

친정 엄마의 칠순을 맞아 계획한 푸켓 여행.
온가족이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이라는 면에서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다.
해외여행에서 가이드는 필수!
그 나라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일정을 관리해주는 안내자.
일행의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가이드가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 가족들의 경우 쓸데없이 쉰소리를 해대거나
말만 앞세우는 등, 말이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물론 재미있을 수도 있겠지만 부담스러운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좀 건조하더라도 할일 차질 없이 하고, 젠틀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여행의 가이드였던 정광운 주임은 제격이었다.
현지인 가이드도 너무 심성이 곱고 성실해서
3박5일의 일정이 순조로웠다.
특히 피피섬으로 예정되어있던 일정을 우리의 요구에 따라 까이섬으로 대치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 엄마와 아이들이 있는 우리 일행은 이동수단에 시간을 들여 좋은 경관을 체험하는 것보다 가까운 곳에 오래 머물며 즐기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었는데 우리의 제안을 가이드가 흔쾌히 수락했다.
패키지여행의 경우 가이드가 차지하는 여행 성공의 비중이 큰데
정광운씨를 만난 것은 우리의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까이섬은 해변이 산호가루로 곱고 하얗다.
그리고 바닷물이 시작되는 곳부터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고 식빵을 사서 던져주면
더 많이 몰려와서 멀리 갈 필요 없이 좋은 구경거리와 놀이거리가 되었다.
스노클링을 하러 물안경과 오리발 장비를 빌려서 배를 타고 바다한가운데로 나갔다.
엄마랑, 여동생과 7살 조카랑 나는 남고.
나는 해변 벤치에서 책을 읽으며 내가 원했던 한적한 휴식을 취했다.
의기양양하게 나섰던 큰 올케는 발도 닿지 않는 바다 속으로 배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밑으로 쑥 가라앉는데 놀라 배위에만 있다가 왔다고 하고.
우리 딸이 조류에 밀려 배에서 멀어진 것을 가이드가 구해줬다고.
산호가 생각보다 형형색색하지 않았다는 둥,
해변 가의 고기들보다 크긴 한데 예쁘지는 않았다는 둥,
푸켓에서 만든 추억의 한 장면이 될 얘깃거리들을 들으며 섬을 나왔다.

허브사우나로 잠시 몸을 풀고
전통안마를 2시간 가까이 받았다.
피로도 풀리고, 굳어진 몸도 풀리는 듯.

저녁은 한식.
일정표엔 한정식이라고 써있지만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김치찌개가 맛있었다.
라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다른 식당과 가장 차이나는 것은 반찬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미리 리필을 해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선 흔한 모습이지만.

전날에 이어 저녁에 또 비가 내려서 바통야시장을 가기로 한 일정을 취소했다.
숙소 앞의 노천에서 파는 꼬치 요리들을 샀다.
가져간 컵라면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와 함께 하루를 접기 전에 자리를 같이 했다.

태국에서의 마지막 날 오전은 자유 시간이어서 아이들이 숙소 풀에서 놀았다.
어른들이야 아이들 노는 모습만 봐도 즐거운 법.
그 시간에도 나는 방에 혼자 남아 조용한 휴식.

점심은 수끼. 해물 샤브샤브다.
태국음식이 전체적으로 음식이 무난해서 입맛에 거슬리는 건 없다.
그런데 감칠맛 또한 없어서 밍밍한데
수끼도 매운 쏘스를 찍으면 좀 낫긴 하지만 그저 그렇다.
대부분의 식당이 벽이 없고 기둥만 있어서 사방이 뻥 뚫려있고,
천정에 선풍기가 달려있는데
이 식당은 유리벽에 에어컨을 가동했으나 덥기는 마찬가지였다.

코끼리 트래킹을 하러 갔다.
아무리 코끼리가 크다고 하지만 내가 타는 건 미안한 일이 될 것 같아 꺼렸는데
언제 체험해보랴 싶어 엄마와 함께 탔다.
트래킹 중간쯤에 2달러를 주면서 코끼리 머리털을 하나 뽑아달라고 하라는 안내가 있었다.그 털을 지갑 속에 넣으면 돈이 쉬지 않고 들어온다나.
다른 조련사는 “아퍼”라면서 뽑아주지 않았다는데(돈은 받고)
나는 하나를 받아서 지갑 속에 넣었다.
하지만 빠뜨렸는지, 찰싹 붙어있는 건지 다시 볼 수가 없다.

왓찰롱 사원에 들렀다.
촛불에 불붙이고, 향도 꽂고, 불상에 금박지도 붙이고.
3층 위에 사리에 가서 예불도 하고.
엄마가 절에 다니시기 때문에 더위를 견뎌가며 다들 참여한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사원이든 사원에 가면 다른 곳보다 온도가 더 높다고 한다.

패키지여행의 최대 단점은 쇼핑 장소에 데려 간다는 거다.
스폰서여서 어쩔 수 없다는 가이드의 호소.
라텍스매장에서 우리 가족의 베개를 샀다.
여동생과 큰 올케는 침대 매트리스를 사고.
다니면서 많이 봤던 고무나무를 떠올리며 천연고무려니 하면서.
토산품 매장은 보석이 주로 많았고, 특별히 태국을 상징할만한 토산품이 없어서 아쉬웠다.
한국인 매장에도 들렀었는데
오후 내내 매장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 불만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또 다들 하나 둘 씩 손에 들고 나오는 걸 보면 필요한 코스일지도 모르겠다.

저녁은 바비큐 뷔페라고 했는데
숯불에 고기 구워먹는 뷔페였다.
남기면 벌금 내야한다는 가이드 말에 처음 가져온 음식이 입에 안 맞았는데 억지로 먹느라
입맛이 떨어져 더 이상 먹지 못했다.
순진한 건지, 모자라는 건지.
고기 굽는 판이 타서 바꿔달라는 우리를 의아해하는 종업원이 더 의아했는데
주위에 태국사람들을 둘러보니 판이 좀 타도 아무렇지 않게 유유히 고기를 굽고 있었다.
그러니 그들에게 우리들은 유난스런 손님였겠지..

공항에 도착해 이번엔 가이드가 짐도 부쳐주고 티켓팅 까지 해주었다.
그것도 15명이 다섯 명 씩 세 줄에 모여 앉을 수 있게.
출국할 땐 그런 써비스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말이다.
두 가이드들과 함께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을 박고 비행기에 올랐다.
같이 못 간 남동생과 제부까지 동행하는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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