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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이유식] 아이의 식습관을 망치는 시판 이유식

[아기 이유식] 아이의 식습관을 망치는 시판 이유식 아이키우기 2008.11.19 19:55

[아기 이유식] 아이의 식습관을 망치는 시판 이유식











출산의 고통 끝에 얻은 아기에게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영양가 있는 것을 먹이고 싶어 하는 것이 모든 부모의 공통된 심정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 엄마들은 아이를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아기 먹을거리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그래서 아기가 이유식을 시작할 즈음이 되면 온갖 정보에 귀를 기울인다. 이유식만큼 주변에 정보가 많은 것도 없다. 이웃집에서 "나는 이런 것을 먹인다" 하거나 TV나 신문광고에서 쌀, 야채, 과일, 고기 등 아이 몸에 좋은 여러 각종 영양소를 특별히 강화한 제품이라고 하면, 그것을 먹여야지만 아이 건강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 듯 해서 귀가 솔깃해지기도 한다.

또 대부분 서점에 가서 꼼꼼히 이유식 요리책을 살펴보고 한 권쯤 사가지고 온다. 특히 첫 아이일 때는 더욱 그렇다. 집에 가지고 와서 열심히 밑줄 그어가며 이유식 요리책에서 하라는 대로 예쁜 그림 그려진 아기용 그릇, 컵, 스푼도 사고, 비닐 턱받이도 준비하고, 때로는 고가품인 인스턴트 이유식 제품 이용도 마다하지 않고 준비한다. 그리고서는 강판에 과일을 갈고, 고기즙을 내고, 다지고, 치즈를 녹이고 온갖 법석을 떤다. 그런 결과로 만들어진 이유식이 아이 입에 흘러 들어가면 그 이유식의 영양가에 무한한 신뢰를 보이면서 뿌듯해 하기도 한다.

반대 경우도 있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이유식 요리책의 메뉴대로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경우에는 행여 아이 성장에 내가 소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자책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유식은 젖이나 분유 외에 아이에게 먹이는 첫 음식인지라 모든 엄마가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이를 반영하듯 서점에 가보면 요리책 코너에 이유식 요리책의 종류가 참으로 많다. 그런데 한 가지, 이렇게 양산되는 이유식 요리책에 나와 있는 정보와 내용이 정말 올바를까 하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책자로 만들어지고 TV를 통해 얘기하고 있으면 일단 신뢰를 보내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결코 그렇지 않다. 안타깝게도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이유식 요리책에는 잘못된 내용들이 의외로 많다.

한 예로 어떤 이유식 요리책을 보면 초기(생후 3~5개월)에 동물성 단백질인 달걀죽, 고기암죽 등을 먹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이것은 정말 그릇된 정보다. 이 시기의 아기는 소화기 기능이 아직 미숙해서 단백질을 끝까지 소화시키지 못한 채 흡수하는 등 식사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아토피 증상도 이른 시기에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12개월 이전까지는 달걀, 치즈, 육류와 생선은 가끔 맛만 보여줄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12개월 이후에라도 17~24개월까지는 동물성 단백질은 조금씩 먹게 하면서 육식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하는 것이 좋다. 사실 두 돌 이후에도 곡류 및 채식과 육류의 비율을 4 : 1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또 하나 시판 이유식과 관련해서 한번쯤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이유식은 말 그대로 젖을 떼어가는 과정의 음식이다. 젖을 먹던 아이가 씹을 수 있는 고체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방향으로 먹을 것을 바꾸어 가는 단계의 음식이다.

그러나 시판 이유식은 대부분 분말 형태라 씹어 삼키는 능력을 키우기 어렵게 되어 있다. 또 아기가 다양한 음식의 맛과 향기, 질감을 접함으로써 두뇌가 발달되고, 창의력이 향상될 수 있는데, 시판 이유식은 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아이에게 새로운 재료의 맛을 공부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문제도 그렇다. 보충식인 이유식과 주식인 조제 분유를 함께 먹이는 경우가 많아 영양 과잉이나 소아 비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지나치게 많은 과당, 설탕을 함유하고 있어, 이렇게 단맛이 강한 이유식을 아기 때부터 먹이게 되면 계속해서 단 것을 찾는 아이로 커나갈 수 있다는 문제점 또한 있다.

엄마가 주관을 가지고 아이를 대해야 하는 것이 많지만, 그 중 이유식 역시 정말 주관이 필요하다. 여러 정보가 쏟아져도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몇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올바른 이유식 만들기

가장 먼저, 이유식은 결코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른이 먹는 것에 가까워지게끔 유도하는 형태로 하는 게 좋다. 따라서 가족의 식사 준비 중에 일부를 좀더 부드럽게 소화하기 쉬운 형태로 만들어 먹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미음을 만든다고 할 때도 어른이 먹는 밥과 함께 간단히 준비할 수 있다. 밥솥에 밥을 할 때 조그만 스테인리스 간장 종지를 쌀 위에 올려 놓고 밥을 하면 된다. 밥이 다 되어 뚜껑을 열어 보면 밥물이 아주 잘 끓인 미음처럼 종지 안에 고여 있게 되는데, 이것을 아기에게 떠먹여주면 아주 잘 먹는다. 쌀 미음이 별 다른 게 아니다.

또, 어른이 먹는 국도 아기랑 같이 먹기 위해 맵지 않은 된장국, 콩나물국, 무국 등을 주로 끓여, 국이 다 되면 파, 마늘을 넣기 전에 국물만 좀 떠서 밥과 함께 으깨줘도 된다. 청국장에 멸치다시마 우린 물을 끓여 순하게 해줘도 좋고, 감자를 잘 삶아 콩나물 국물에 살짝 끓여서 주어도 좋고, 미역국에 밥을 끓여서 줘도 좋고, 된장찌개 끓일 때 두부나 호박을 건져서 으깨 먹여도 좋고, 밥 지을 때 감자를 하나 더 넣어서 으깨 먹여도 좋다. 무한히 많이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아기 이유식"이라고 제목이 붙어 나오는 것보다 이렇게 어른이 먹는 것을 응용한 것이 아기를 훨씬 정상적인 식사에 적응하기 쉽게 만든다.

둘째, 처음부터 한꺼번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지 말아야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아기가 다양한 음식의 맛과 향기, 질감을 접하는 것이 좋고, 그러할 때 두뇌가 더욱 발달되고, 창의력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곡류부터 시작하며, 동물성 단백질은 12개월 이후부터 먹게 한다. 사람의 소화기는 곡류에 제일 익숙해져 있다. 그러니까 아기가 소화시키는 능력이 먼저 생기는 것이 곡류이다. 다음으로 야채, 과일을 주는 것이 좋으며, 육류와 달걀 등은 제일 마지막에 먹이도록 한다. 왜냐하면 우리 몸 속으로 들어간 동물성 단백질은 독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는 배설되지만 일부는 체내에 흡수되어, 아직 모든 장기가 미숙한 아기의 경우 이러한 독소가 다른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다.

넷째, 단맛, 분유맛(엄마 젖 맛과 비슷한 맛)을 선호한다고 해서 단 것과 우유를 주로 주면 안 된다. 이유식 단계에서부터 젖맛(우유맛)과는 멀어지도록 하는 것이 나중에 아기가 다 큰 후의 섭생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사회에서 그런 맛을 가진 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너무나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그 외에 일반적인 원칙이 또 몇 가지 있다. 오염이 덜 된 안전한 먹을거리를 주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제철에 난 국산 재료로 만들어 먹여야 하며, 설탕이나 조미료 등은 일체 넣지 말아야 하며, 각종 첨가물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은 먹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소하게는, 아기의 체질에 따라 필요한 먹을거리가 있으니까 아기가 아주 좋아하고 소화를 잘 시키는 것은 좀 넉넉히, 오랜 기간 주어도 좋을 것이다. 아무리 좋다고 해도 아기가 절대로 거부한다면 비슷한 영양가를 포함하고 있는 다른 먹을거리로 바꾸어 보는 것도 좋다.

이유식은 뭔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아니, 뭔가 특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특별한 이유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은 정상적인 식사에 얼른 적응하지 못해서 인스턴트 식품 같은 것을 오히려 즐겨 찾게 만들 수도 있다. 요즘 매스컴에서는 "특별한 이유식"에 대한 선전이 요란하다. "별난 식사"는 "별난 사람"을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 유기농, 무첨가로 생산된 안전한 우리 먹을거리로, 우리가 늘 먹는 맛에 가깝게, 그러나 아주 소화가 잘 되는 방식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보통의 식사에 가깝게 주는 음식, 그런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이유식이다.

작은애가 두 돌도 되지 않아 고사리나물, 잔멸치볶음, 숙주나물을 개의지 않게 먹거나 물김치 국물을 입맛 다시며 떠먹고, 된장국에 맛있게 비벼먹는 것을 보고는 주변에서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곤 했다. 작은애가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잘 씹어 삼키는 것은 내가 작은애의 이유식 시기를 잘 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에 바른 먹거리로 아이들을 훈련시키면 엄마가 힘들지 모르겠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수월할 수 있다. 음식재료 맛을 제대로 길들이면 다양한 반찬을 가리지 않고 이것 저것 잘 먹으니 편식과 씨름하지 않을 수 있어 좋으며, 아이 음식을 특별히 별도로 준비하지 않고 어른들 먹는 음식 그대로 줘도 되니 번거롭지 않아 좋기 때문이다.

이유식, 그 시기야말로 아이가 세상 맛을 알아가는 시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중요한 시기에 "깡통" 안에 갇힌 세상 맛을 익히게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불행한 것 아닌가. 이유식 시기에 아이가 드넓은 세상 맛을 제대로 알아갈 수 있도록 잘 도와줘야 할 것이다.




 

[출처 : 김순영의 먹거리단상]

Posted by 마이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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